대화1 (Dialogue1)

울리는 진동벨
오늘은 카페인이 필요해
웃음이 예쁜 저 아가씨와
날씨 화창한 날에 손을 잡고 데이트
하는 상상을 하다 빨대를
물고 한 모금 들이킨 다음에
주머니 안에 두 까치 남은 담배
고민을 태워 없앨 거야 흡연실을 찾네
유리문 너머로 매장을 한번 쭉
돌아봐 저 새낀 노트북 키보드에서
손을 못 떼네 누구랑
대화를 하는지 신나 보여
질투가 났다가 나도 한 번 켜
말 없는 친구들뿐인 카카오톡
눈치만 보다 용기 내서 어제
보냈던 잘 지내냔 나의 선톡에
그녀는 예상대로 단답형
씨바 ma life is fuck 차가운 얼음
하나 문 채로 여길 나가
새삼 추워지네 얼음 때문은 아냐
여전히 카페 안은 북적 북적
나는 창조하지 정적
내 입술은 커피 홀짝일 때 빼곤 쩜쩜쩜
강제로 과묵한 설정?
아냐 나도 얘기하고파

왜 나만 미워해
누가 꺼내줬음 좋겠네
맡아볼래 한번 내 입에 단내
지금 대화가 필요해

왜 나만 미워해
누가 꺼내줬음 좋겠네
맡아볼래 한번 내 입에 단내
지금 대화가 필요해

땡우 필요할 때 부르는 놈
그나마도 광주 아니니 부모님도
못 부르고 그다음이 바로 나지
문자 한 통 받고
달려가서 만난 고개 숙인 놈
짠하다 짠해 무슨 일 있냐는 말에
별일 아니라는 반응
그럼 시발 왜 불렀어 나를
여기 앉아 날을 새는 건
내 스타일 아닌 거 알잖아
얼른 일어나서 부딪히자 짠을
앉은뱅이 일으키는 것보다 좀 hard
나즈막히 말해 내가 오늘 사 임마
3인분에 13000원 짜리 삼겹살
먹으러 가 우린 안주보다 술값 쎄니까
사연 길어 보이지만
I'm ready to hear ya
대신 나랑 속도 맞춰 술잔이나 기울여
우린 잔이 비우면 따르고 다시 기울여
그 잔을 또 비우면 따르고 다시 기울여
(우리 영우 잔이 비었네?)

왜 나만 미워해
누가 꺼내줬음 좋겠네
맡아볼래 한번 내 입에 단내
지금 대화가 필요해

왜 나만 미워해
누가 꺼내줬음 좋겠네
맡아볼래 한번 내 입에 단내
지금 대화가 필요해

내 인생은 이제껏 여기 불판 밑에
돼지기름이나 받는 찌꺼기 받침대
같은 거였을지도... 한잔합시다 형
난 걍 딸딸이나 칠래 평생
좆같은 인간관계
내게 친절한 사람은 없었네
How ya think?

좆같은 관계보다 더 좆같은 니
하소연을 듣자니 한숨이 자꾸 나오네
사람 사는 일 어차피 혼자 사는 거지
친절하다면 플러스 아님 평타 친 거지
아니 시발 사람 불러놓고 관계가
좆같다니 그럼 나는 몇 푼 받고 나왔냐

No no 아냐 형 그런 접근
오 표정이 왤케 떫음 일단 술부터 받구
내가 병신인 것 또한
인정하는 부분이야

그럼 뭐가 불만이야 이 개색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