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날이 서 있던
어릴 적 나의 소원은
내 몸에 돋은 가시들 털어내고
뭐든 다 괜찮아지는
어른이 빨리 되는 것
모든 걸 안을 수 있고 혼자도 그럭저럭 괜찮은
그런 나이가 되면
불쑥 짐을 꾸려 세상 끝 어디로 떠나려 했지
사람을 떠나보내고
시간을 떠나보내고
그렇게 걷다 보면 언젠가
홀가분해질 줄 알았네
그래도 되는 나이가
어느덧 훌쩍 지나고
웬만한 일엔 꿈쩍도 않을 수 있게 돼버렸지만
무난한 하루의 끝에
문득 그리워진 뾰족했던 나
그 반짝임이
사람을 떠나보내고
시간을 떠나보내고
그렇게 걷다 보니 이제야
나를 마주 보게 되었네
울어 본 적이 언젠가
분노한 적이 언제였었던가
살아 있다는 느낌에
벅차올랐던 게 언젠가
둥글게 되지 말라고
울퉁불퉁했던 나를 사랑했던 너만큼이나
어쩌면 나도 그랬을까
울어 본 적이 언젠가
분노한 적이 언젠가
살아 있다는 느낌 가득히
벅차올랐던 게 언젠가
내 안의 움찔거리는
그게 뭔지는 몰라도 적어도
더 이상 삼키지 않고
악을 쓰듯 노랠 부른다
노래 (Song) was written by Kim Dong Ryul (김동률).
노래 (Song) was produced by Kim Dong Ryul (김동률).
Kim Dong Ryul (김동률) released 노래 (Song) on Tue Sep 11 2018.